본문 바로가기
  • 온누리선교교회 Onnuri Mission Church Миссионерская церковь Оннури
국가동아리/России поклонения

우즈벡 전통 볶음밥 뿔롭(블로프)! 20130616

by 온누리선교 2013. 6. 19.

윤로사 성도님께서 우즈벡 전통 볶음밥을 주일 점심으로 요리 봉사해 주셨습니다  차이이리나의 도움도 함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럼 뿔롭은 어떻게 만들어집니까?

 

한국인들이 흔히 ‘기름밥’이라고 부르는 현지 볶음밥입니다. 기름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기에 기름밥이라고 하냐고요? 밥을 지을 때 물보다 기름이 더 많이 들어갔다면… 상상이 가시나요?

 

 

쁠롭

 

쁠롭은 우리의 볶음밥처럼 미리 해둔 밥에 넣고 싶은 재료를 넣어 달달 볶아 금방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지는 못합니다. 쁠롭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 2시간 이상은 걸리지요. 그만큼 만드는 방법이 다소 복잡하며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쁠롭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의 가마솥 모양의 쁠롭솥이 필요합니다. 뜨겁게 달군 쁠롭 솥에 소금, 후추, 큐민(향신료의 일종)등으로 양념한 채 썬 양파와 덩어리 형태의 양고기를 넣고 익힙니다. 이때 물은 넣지 않아도 됩니다. 쁠롭솥에 넣은 지방이 가득한 양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음식이 탈 염려는 없기 때문입니다. 채 썬 양파가 노릇한 색이 날 때까지 익힌 후 각종 채소를 넣고 다시 익힙니다.

 

이때 넣는 채소 중 노란색 당근이 있습니다. 노란색 당근은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채소인데 현지에서는 주황색 당근에 보다 가격이 쌀 정도로 매우 흔한 당근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원래 채소 값이 저렴하지만 특히 노란색 당근은 1kg에 한국 돈으로 300원도 하지 않는 아주 저렴한 채소입니다. 저도 시장에서 종종 노란색 당근을 사서 볶아 먹는데요. 한국의 당근처럼 불에 쉽게 익지 않아 조리시간이 길어지지만 살짝 단 맛도 있고, 색도 예뻐서 좋아하는 채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쁠롭에는 건포도도 많이 들어갑니다. 딱딱하고 마른 건포도는 쁠롭이 조리되는 동안 기름을 머금어 어느새 통통한 건포도로 변신해있습니다. 쁠롭을 먹을때 동그란 건포도를 톡 터트리며 먹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볶음밥처럼, 엿장수 마음대로 넣고 싶은 재료를 넣으면 됩니다.

 

채소가 무를 정도로 익혀지면 이제 쌀과 물을 넣어 다시 익힙니다. 이때 쌀은 불린 쌀을 사용하는데요. 우리나라처럼 맛있는 밥을 지을 때와 같이 충분히 쌀을 불려서는 안 됩니다. 쁠롭은 밥알이 살짝 따로 도는 느낌이 나야하므로 쌀이 잠기지 않게 조금만 물을 넣고 15분 정도 잠깐 불린 쌀을 넣어줘야 합니다. 쁠롭 솥에 이미 기름이 충분하기 때문에 물은 쌀이 조금 잠길 정도로만 살짝 넣어줍니다. 쌀이 익을 때까지 15~20분 정도 기다린 후 개인의 기호에 맞게 양념을 더하면 조리 끝입니다!

 

조리를 끝낸 쁠롭은 개인의 그릇에 담아주는데요. 쁠롭을 담을 때 주걱으로 쁠롭을 던져 그릇에 담았다가 그릇을 엎어서 다시 꺼냈다가 하는 행동을 두세 번 반복합니다. 쁠롭솥에 가득 담긴 쁠롭을 하나 둘씩 퍼담다 보면 아래에 있는 쁠롭은 기름에 푹 잠겨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주로 쁠롭을 담을 때 느끼한 맛을 줄이기 위해 위의 것만 담아달라고 부탁을 하는데요. 현지인들은 기름이 고루 뭍은 아래쪽의 쁠롭을 좋아합니다. 덩어리의 양고기는 꺼내서 잘라 그릇에 얹어 줍니다. 때로는 말고기, 계란을 위에 얹어 주기도 합니다. 사진 속 계란 외에 쁠롭 위에 올려진 동그란 형태의 것은 말고기 소시지입니다. 저는 말고기는 처음 먹어보았는데요. 아무리 잘 먹는 저도 쉽게 손이 가는 소시지는 아니었습니다.

 

쁠롭의 맛은 밥알이 입속에서 따로 돌아다닙니다. 쫀득거리는 밥알의 질감은 없지만 매우 고소합니다. 한국의 볶음밥에 춘장 대신 기름을 더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톡톡 터지는 건포도와 당근, 양고기를 섞어 한 숟갈 입안에 넣으면 금세 배가 부릅니다. 쁠롭은 기름이 많아 금방 소화되는 음식은 아닙니다. 한 끼 먹고 일을 열심히 해도 배가 든든합니다.

 

쁠롭은 집에 귀한 손님이 올 때 꼭 해주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저번에 우즈베키스탄 농가에 초대 받았을 때에도 정성스럽게 만든 쁠롭을 대접받았습니다. 자주 먹는 국민 음식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대접할 줄 아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도 손님이 집에 찾아올 때 특별 음식을 찾고자 애쓰지 않고 국민 음식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길 바랍니다!